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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바이올렛, 스타일보다 오래 남는 감정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1일 전
  • 2분 분량

액션에 빠지러 왔다가, 이상하게 외로움만 안고 나왔다

울트라 바이올렛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당기는 건 색이었다.

네온처럼 번쩍이고, 만화처럼 매끈하고, 모든 장면이 이건 현실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나는 그 화려함 때문에 당연히 빠른 액션과 시원한 전개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오히려 마음에 남은 건 끝없이 혼자인 사람의 고독함이었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는 순간보다 그 사이에 스쳐 지나가는 인물의 표정 하나가 더 강하게 박혔다.


강한 것 같지만, 사실 누구보다 부서지기 쉬웠던 사람들

  • 바이올렛: 선택 받은 전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버려진 사람이다. 빠르고, 강하고, 때론 잔혹하다. 하지만 그녀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면 분노보다 피곤함이 먼저 보인다. 그녀가 세상과 싸우는 이유는 영웅적인 사명감이 아니라 살아남아야만 하는 사람의 본능에 가깝다.

  • 소년: 바이올렛이 잃어버렸던 마음의 잔여물이다. 그를 지키려는 바이올렛의 선택은 전투보다 더 중요한 순간이다. 소년은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바이올렛이 오래전에 포기해버린 미래 같은 존재다.


스타일의 폭풍 속에서 묘하게 인간적인 이야기

울트라 바이올렛의 세계는 과장된 전투, 비현실적인 색채, 어딘가 만화책 같은 연출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과장 속에서 이상하게도 현실적인 순간들이 있다.

계속 도망치고, 계속 싸우고, 끝없는 감시를 견디고, 마지막까지 혼자 서 있어야 하는 삶. 그건 사실 SF 속 이야기보다 현실의 어떤 순간과 더 닮아 있다.


바이올렛은 세상을 구한다는 거창한 목적이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불완전한 세계에서 겨우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화려함 뒤에는 항상 그늘이 있고, 그 그늘이 이 영화를 만든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완벽한 영화도 아니고 모두가 좋아할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영화는 어디에서도 비슷한 맛을 찾기 어려운 특유의 고독한 스타일리시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빛이 너무 밝아서 인물들의 상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액션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숨겨진 감정이 더 느리게 스며든다.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이 이야기의 진짜 정체는 전투도 스타일도 아니라 혼자의 세계에서 누군가를 선택하는 마음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게 이 영화의 여운이었다.


울트라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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