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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터비아, 창문 너머에서 자라난 불안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2시간 전
  • 1분 분량

집에 있는데도,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

<디스터비아>는 시작부터 묘하게 답답하다.

집을 벗어날 수 없다는 설정 때문인지, 아니면 주인공의 마음 상태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공기가 막힌다.


약간 범죄 스릴러라기보다 불안이 자라나는 과정을 천천히 지켜보는 영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계속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기분이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 불안은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주 일상적인 공간에서 시작된다.


불안은 혼자일 때 가장 크게 자란다

  • 케일: 케일은 단순히 반항적인 소년이 아니다. 그는 어떤 상실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사람처럼 보인다.

  • 애슐리: 현실로 케일을 붙잡는 존재이다. 애슐리는 이 영화에서 불안을 중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로맨스라기보다 불안한 상황을 함께 견디는 동맹에 가깝다.


가장 무서운 건 확신할 수 없다는 상태

<디스터비아>가 주는 공포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보다 의심이 점점 커지는 과정에서 온다.


창문 너머의 행동들, 어긋나는 시간,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

확실한 증거는 없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미 결론이 만들어진 상태이고 이 영화는 그 상태를 아주 집요하게 끌고 간다.


집이라는 공간이 감시의 장소가 되고 망원경은 놀이가 아니라 무기가 된다. 영화는 말한다. 불안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자라난다고


창문을 닫아도,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가 끝났을 때 가장 오래 남는 건 사건의 결말이 아니라 그 불안한 감각이다. 이웃이 무섭다는 이야기보다 혼자 갇힌 사람이 얼마나 쉽게 불안에 잠식되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창밖을 훔쳐보게 되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마음속 불안을 먼저 들여다보게 된다.


디스터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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